쫄깃한 심리전 '교섭' vs 밀실 추리물 '유령'…설 영화 승자는

입력 2023-01-15 18:14   수정 2023-01-16 00:31


팽팽한 긴장감이냐, 통쾌한 액션이냐.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 영화 두 편이 오는 18일 나란히 개봉한다. 두 작품 모두 한국 최고 배우들을 주연으로 기용한 데다 제작비도 비슷하게 들었다는 점에서 설 연휴 한국 영화 ‘지존’ 자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교섭’은 ‘리틀 포레스트’를 만든 임순례 감독이 연출했다. 전작과 전혀 다른 장르인 테러를 소재로 삼았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배우 황정민·현빈이 나온다. 제작비는 14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한국인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된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외교부 실장 재호(황정민 분)와 중동에서 활동하는 국가정보원 요원 대식(현빈 분)은 사건 해결을 위해 함께 탈레반과의 교섭에 나선다. 한국인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는 피랍 사건이어서 금세 몰입하게 된다.

요르단 현지에서 촬영한 덕분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난다. 몇몇 장면은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도 좋은 성적을 낸 ‘모가디슈’(2021)를 연상케 한다. 상대방과 밀고 당기는 교섭의 세계를 흥미롭고 긴장감 있게 그렸다. 압권은 결말 부분에 나오는 마지막 교섭 장면이다. 반전을 거듭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투 톱’의 비중과 균형이 어긋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비슷한 장르의 작품과 캐릭터가 워낙 많다 보니 어디선가 본 장면, 들어본 대사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유령’은 ‘경성학교’ ‘독전’ 등을 만든 이해영 감독이 맡았다. 설경구·이하늬·박소담·박해수 등이 출연한다. 유령의 제작비 또한 140억원으로 알려졌다.

유령은 액션물이자 밀실 추리물이다. 영화는 조선총독부가 ‘유령’으로 불리는 비밀 항일조직 스파이를 색출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는 밀실 추리물의 전형적인 서사로 시작된다. 총독부 경호대장 가이토(박해수 분)는 유령 색출을 위해 외딴 호텔에 용의자들을 몰아넣는다. 그리고 각자에게 유령을 고발하도록 한다. 초반에 서로 탐색전을 하는 과정이 길고 느슨해 힘이 빠진다.

작품의 진가는 추리가 끝난 다음부터 드러난다. 밀실 추리물의 틀에서 벗어나 이야기가 커진다. 캐릭터들은 화려하고 통쾌한 액션을 펼쳐 보인다.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미스터리 스릴러로 호평받은 ‘경성학교’를 연출한 이 감독답게 이하늬·박소담·이솜 등이 맡은 여성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꼼꼼하게 담았다.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쥰지(설경구 분) 캐릭터의 반전도 돋보인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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